[온 말] 세계유산,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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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

 

 

최근 유네스코가 울주 반구대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여 국민이 즐거워하고 있다. 오랫동안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밀당을 하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최초의 보고자였던 문명대 교수나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 노력하셨던 분들의 가슴앓이가 이번 성과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반구대는 오래전부터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분들이나 단체들이 큰 노력을 해 왔는데 그 와중에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울산의 물 공급과 관련되어 수원을 다른 곳에서 가지고 오고 그대로 두느냐, 수장하느냐, 댐을 만드느냐 등등의 방안을 가지고 논란이 많이 있었다. 본인도 호암미술관 학예사로 지난 세기 70년대 중반에 몇 군데 대학박물관들과 함께 경주박물관 학예사의 도움을 얻어서 탁본하였는데 탁본 과정에서 가슴에 일었던 감동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탁본을 용인 호암박물관의 전면 계단에 걸어서 오르내리며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지난번 2012년도에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아시아 선사 유산을 지정하기 위한 전략을 위한 주제 회의를 할 때 유네스코 당국자와 유럽의 교수들이 반구대를 언급하여 반가운 적이 있었다. 사필귀정이겠지만 이번의 세계유산 지정은 개인적으로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중국이나 유럽 대국에 비견할 수는 없겠지만, 비교적 많은 수의 각종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이제는 강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고유성과 진정성이 많은 문화유산을 가진 국가라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유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대단히 높아져서 국가나 소재지 지방자치단체의 자랑거리가 되고 문화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유산이 지정되면 유네스코는 그 보존 관리의 권한이자 책임을 국가에 지게 한다. 보존을 위한 적절한 투자를 하고 관리를 엄격하게 하여 오랫동안 인류가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도이다.

 

세계유산이 생기게 된 것은 지난 세기 50년대 말에 벌어진 나일강 개발, 즉 아스완댐 건설로 태양의 신전이 물에 잠기게 되자 국제적으로 돈을 모아서 옮기도록 한 것이 그 시발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두고두고 보아야 할 유산을 없어지게 둘 수가 없다는 문화유산을 통한 인류애 철학에 기반한 것이다. 인류가 우리의 후세를 위해서 공동책임을 지고 지키고 보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 창의성의 표본으로서 그리고 인류 모두가 기억하여 미래를 위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서 세계유산이 설정된 것이다. 그래서 지리적으로 어떤 국가에 있지만 그 유산은 인류가 두고두고 보아야 하고 그 보존의 책임을 해당 국가가 진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적인 감시와 필요한 경우에 지원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현재와 미래의 인류가 보아야 할 인류 유산, 지고의 보편적 가치를 가진 유산, 그만큼 귀중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지역이나 국가는 관광산업에 큰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정책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세계유산은 국가의 문화적인 자부심의 상징이 되어 국가 간에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세계유산 철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인류의 과거라는 말을 좀 더 원론적인 차원에서 유산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단히 특별하므로 지정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가치와 동시에 다양성 속에 내재하는 인류의 보편성에 기반하여 인류공동체개념을 드높이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제도에 깊이 스며있는 인류공동체라는 단어가 던지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였을 때 세계유산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만든 문화나 국가가 어디든 간에 또는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각 시대의 인류 사회가 정성을 다하여 우리 인류의 지속적인 번성을 위해서 후손에게 전해야 한다는 이 시대 인류들의 미션을 생각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곡천에서 볼 수 있는 인류사의 기억들이 영구히 잘 보존되고, 인류에게 큰 감동을 주는 인류 유산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다시 한번 이번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지정을 축하합시다.

 

 

 

사진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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