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피어나는 세계시민정신: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우리’

: 서대문구가족센터에서 보내온 참여 소감문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구가족센터 다문화 청소년 대상 진로설계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송지헌입니다. 서대문구가족센터는  「건강가정기본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가족 지원 전문 기관으로, 모든 가족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건강한 관계 형성을 돕고 있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마다 1곳씩, 전국적으로 약 212곳이 운영 중이며, 상담·교육·문화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가족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여러 가족 형태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통해 부모·자녀·부부 관계 회복, 다문화가정 통·번역, 진로·학습 지원, 위기 가정 사례 관리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서대문구가족센터는 지역 내 다문화 청소년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 설계 지원사업’을 적극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중도 입국 청소년과 외국인 가정 자녀를 포함한 다문화 청소년들이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발견하고 다양한 직업 세계를 탐색하며 구체적인 미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직업 체험, 창의·예술 활동, 진로 멘토링, 탐방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활동을 제공하여 청소년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특히 이번에 진행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는 세계시민포럼(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 창의미술교육부)의 ‘자아 성장’ 교과목으로 교육강사 파견과 교구재를 지원받아 진행되었고, 서대문구가족센터 청소년들이 언어를 넘어 창의적인 관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8주간, 세계시민포럼의 교육 강사인 노승표 작가님과 황수정 작가님과 함께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 서대문구가족센터에 모여 ‘나의 이야기’를 담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완성을 목표로 활동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미술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작품에 녹이며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특별한 여정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주제 선정이 가장 큰 난관이었지만, 노승표 작가님과 황수정 작가님들이 조급해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촘촘히 끌어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돕고, 각자의 시선과 표현으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확장하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웃음이 오가고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작품은 점차 생동감을 갖추어 갔습니다.

특히 한국에 온 지 8개월 된 베트남 출신 중도 입국 청소년 끼*의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끼*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동시통역사가 꿈인 김하* 학생과 베트남 출신 유학생이 함께했으며, 처음 서툰 한국어로 소극적이던 끼*는 회기를 거듭하며 간단한 한국어·의성어·제스처로 또래와 소통 범위를 넓혀 갔습니다. 서로만의 인사법을 만들고 좋아하는 노래를 나누며 웃음을 짓는 모습에서 변화가 또렷이 드러났습니다. 프로그램 종료 후 끼*는 “베트남에서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그림을 그렸지만, 이번에는 제 생각을 작품에 담을 수 있어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전해, 활동의 의미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밝고 사교적인 리마*는 반려 앵무새 ‘푸름이’를 매 회기 함께 데려와 애니메이션 속 친구로 담았고, 정예*는 큰 가방 가득 피규어를 가져와 촬영에 적극 참여하며 현장을 빛냈습니다.

세계시민포럼의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자기표현의 즐거움과 창작의 성취감을 선사했을 뿐 아니라, 또래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건강한 자아 형성을 돕고 다양한 제작 기술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라는 직업 세계를 탐색하며 진로 상상력을 확장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여정은 작품 완성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며 언어와 문화를 넘어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담당자로서 저는 이 따뜻한 8주를 함께한 모든 아이가 앞으로도 당당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서대문구가족센터(진로설계지원사업 담당) 송지헌 드림 -

사진 설명

1.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 1회차 수업을 진행하는 세계시민포럼 교육 강사 노승표 작가(2025.05.10. 서대문구가족센터 3층 교육실)

2. 학생들의 작품 주제 선정 브레인스토밍을 돕는 세계시민포럼 교육 강사 황수정 작가

3. 자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드는 모습

4. 이야기에 등장할 클레이 조형 작업물을 제작하는 학생들

5. 촬영을 위한 조형 구도 토론 중인 모습

6~7. 학생들의 조형 작업을 바탕으로 완성한 애니메이션 장면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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