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말]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있는가? 2차대전 종전 80주년 기념의 화두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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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 브란덴부르크 문에 비친 문구. 종전 80주년 기념 행사)




사라지지 않는 전쟁, 그래서 '인간의 존엄'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그 참상이다.

 

내가 고딩 때 어느 스님이 자신이 필자인 고승법어집 책을 주면서 제(題 제목 제)를 붙이기를 '망각이 기억보다 아름다울 때가 있다'라고 써 주셨다. 그 책을 받을 그 나이에는 그저 심드렁하게 생각되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문구가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처 입은 일들을 신속히 잊어버리는 것이 나의 앞으로 시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망각하기는 쉬워도 기억은 어려운 것이 나이 들어갈수록 느껴지는 사람의 보편적 능력이다. 그리고 개인사에서는 망각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인류사의 끔찍한 사건들도 그렇게 잊으면 되겠는가? 역사에서 배우는 일이 없게 되는 셈이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이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러려니 하고 살게 되고 또다시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를 역사상에서 많이 보게 된다.


세계 선사학술원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베를린을 방문하게 되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바로 왔을 때 부서지고 허름하였던 동베를린 시가지들이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서니 18세기 성문이라는 것보다는 1989년까지 존재하던 동서독의 경계라는 기억이 더욱 강렬하다. 바로 그 앞, 파리저 광장에서 2차대전의 종전 기념 전시가 열리고 있고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유럽은 58일이 종전 기념일이다.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은 59일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 파리나 러시아의 종전 기념행사가 중계에서 보듯이 서구사회에서 이날이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80년이 지난 오늘날에 아직도 곳곳에 2차대전의 흔적들이 남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처절함은 희미해져 간다. 어느 인류사의 사건들도 당시로서는 끔찍하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망각의 과정을 밟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망각이 없으면 우리는 노이로제로 삶이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후세를 위해서 기억해야 할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브란덴부르크의 광장에 이 전시 의도일 것이다.

 

전시에는 유대인 학살과 수용소의 참혹한 장면들이 검은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 현대인들 또는 미래의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지구상에 인간 사회가 존재하는 한, 제한된 자원에 대한 경쟁과 삐뚤어진 인간 욕망으로 인하여 전쟁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증오와 파괴 그리고 대규모 살육으로 이어지는 전쟁이 얼마나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지를 알아야 한다. 얼마 전 뉴올리언스의 2차세계대전 박물관에서 유대인들의 증언을 들었을 때 그 순간순간의 피를 말리는 상황은 가히 살아있는 나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우리가 현재 평화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쟁 중의 인간의 고통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나라들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전쟁용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은 인류 사회의 아이러니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금년도 전승 기념식에서 '냉전 시대는 끝났지만, 빈곤과 실업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하였지만, 두 차례, 그리고 한국동란까지 합쳐서 세 차례의 세계적인 전쟁을 치르고도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 전쟁은 이어지고 있고 인간에게 지옥 같은 상황이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본성인가...? 지구상에 다민족 다종족으로 구성된 국가권력이 나타난 이후에는 크고 작은 전쟁이 그치지 않으니 결국 인간 문화가 발전되면서 그 본성이 유전자의 표현 형질같이 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지구상에 가장 성공한 포유동물이 된 것은 분명 인간의 사회성이 그 성질을 이겨낸 덕분 아닐까?.... 이제 지구상에서 전쟁이 사라진 세상을 만들려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양보와 나눔을 통한 공존의 원칙을 기억하고 더욱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일 것이다. 바로 세계시민정신이다.

 

사진 설명

1. 브란덴브루크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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