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04-14
안경화(세계시민포럼 총괄기획실장)
지난 3월 5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맨 꼭대기 층에서 15명의 예술가가 종이비행기 수백 개를 날렸다. 이 종이비행기에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전투기의 폭탄 세례에서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이러한 운동에 뉴욕의 예술가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의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하고 있다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맞추예프와 예정되어 있던 카네기홀 공연에 지휘자와 협연자 출연을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이들이 푸틴을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취소로 베를린에 있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뉴욕으로 날아가 빈필과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을 협연하였다. 뮌헨필하모닉은 수석지휘자인 러시아 출신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침묵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였다.
파리 패션위크의 발렌시아가 무대에 선 모델들은 얇은 옷을 입고 눈보라를 헤치며 소지품을 넣은 검은 자루를 들고 비틀거리면서 걸었다. 고국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묘사한 이 패션쇼는 우크라이나어 시 낭송으로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자국의 문화예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에는 7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고 미술품과 역사적 유물을 소장한 미술관·박물관이 주요 도시마다 존재한다. 문화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막대한 문화적 손실을 막기 위해 소장품을 은밀한 장소로 옮기고 야외에 설치한 작품에 보호막을 씌우는 등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예술인들도 현금을 기부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고,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생존을 기원하며 각자의 SNS에 평화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세계시민포럼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다수 재학 중인 경기도 평택의 도곡초등학교와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논의를 시작하였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이주한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천시 연수구와 광주시 광산구의 학교와도 음악, 미술,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시민포럼의 이러한 노력이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서로 미워하지 않고, 또한 언어와 출신국이 다른 어린이· 청소년들이 한 교실에서 웃으며 함께 수업 할 수 있는 작은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 설명
1.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페체르스크 수도원. 동방 정교회 수도원으로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사진: Ingus Kruklitis
2. 구겐하임미술관 로비에 떨어진 종이비행기. 사진: Katya Pavlevych
3. 2022 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의 발렌시아가 패션쇼. 출처: 발렌시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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