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한국과 중국의 학문적·문화적 교류에 대한 기대
04-14
원중호(세계시민포럼 학술연구팀장)
현재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에서 가장 박사를 많이 취득하는 학생은 중국 출신이다. 해외 출신 박사 중 중국 학생이 67%를 차지하며, 이들 중 70%는 학위 취득 후 중국으로 되돌아간다. 국내에서 ‘한국학’으로 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중국으로 귀국함으로써 우리 학계가 장기적으로 얻게 되는 소득은 적지 않다. 중국의 주요 대학마다 동북아시아의 중심 국가인 한국의 역사와 관련된 강의가 개설되고, 국내에서 유학한 중국인 학자가 한국 역사를 중국인 학생에게 강의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중국 출신 박사학위 취득자 중, 한국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생이 최근 배출되었다. 2022년 2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대학원 졸업식에서 학위를 받은 중국 유학생 이매(李梅)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논문 제목은 <조선시대 중국 경직도의 유입과 수용 양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중국인이 한국 미술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사례이다. 이매 박사 논문의 대주제는 동아시아에서 조선시대 경직도(耕织图: 농사짓는 일과 누에치고 비단 짜는 일을 그린 풍속화. 통치자에게 농부와 누에 치는 이들의 어려움을 알게 하여, 일반 백성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근검절약하고 좋은 정치를 하도록 하는 교훈을 주는 그림.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해설 참조)가 차지하는 지위와 특징에 관한 연구 및 경직도가 17세기 일본 회화에 끼친 영향에 관한 연구다.
한국 미술사 관련 연구와 방법론을 중국 대학생들에게 직접 강의할 수 있는 인재가 한·중수교 30주년이 되는 올해에 배출되었다는 점에서 뜻깊다. 현재 중국 대학에서 ‘한국 미술사’와 ‘동아시아사’를 강의하려고 준비 중인 이매 박사로부터는 한국 미술사와 방법론에 관련된 학술교류가 두 나라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국내에서 유학한 중국인 학자의 노력으로 두 나라 간의 학술 및 교류 행사가 많이 열려 서로의 문화가 지닌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품 설명
왼쪽: <경직도> 10폭 병풍 중 3폭. 여인들이 비단 짜는 모습이 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오른쪽: <경직도> 10폭 병풍 중 6폭. 농사일 중에 새참을 먹는 모습이 담겨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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