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배움으로, 협력을 삶으로

: 2025년 1학기 대림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창의미술프로그램

본교 대림중학교는 이주 배경 학생이 40%가 넘는 다문화 중점 학교입니다. 학생의 대부분은 중국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 외에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다니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다문화 학교”인 셈입니다.

대림중학교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종종 놀라곤 합니다. 일부는 미디어가 무책임하게 만들어낸 대림동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저를 걱정하거나 안타까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 달리 저는 대림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을 무척 즐겁게 생각합니다.

대림중학교 학생들은 이미 낯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어른들보다 훨씬 잘 알고 있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손짓, 발짓으로 소통하려 하고, 다른 친구는 번역기 앱을 열심히 돌려가며 돕습니다. 심지어 교사인 저를 대신해 통역을 자처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여줍니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호 존중과 협력의 방법을 몸으로 익히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 안의 “다양성”은 우려나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 평등과 정의, 공존을 실천하는 배움의 장임을 날마다 느낍니다.

올해 저희는 세계시민포럼을 만나 더욱 뜻깊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1학년 자유 학기 주제 선택 활동으로 노승표, 황수정 작가님과 함께한 <디오라마 클레이애니메이션> 수업은 학생들에게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모둠을 구성해 주제를 정하고,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클레이 조형과 배경 그리기, 리허설과 촬영까지 전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협력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삐걱거리며 갈등도 생겼습니다. 갈등을 피하려고 혼자 모든 작업을 맡으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님들의 세심한 중재와 지도 덕분에 학생들은 소통하고 협력하는 법을 익혔고, 끝내 훌륭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고 추상적인 생각과 감정을 시각화하는 배움의 장이 되었습니다. 모둠원과의 역할 분담, 의견 조율, 피드백 수용을 통해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기회가 되었고, 자기 주도성과 책임감, 인내심과 메타 인지 능력 또한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이 모든 성장은 학생들을 존중하며 눈높이에 맞게 지도해 주신 세계시민포럼의 교육 강사인 노승표 작가님과 황수정 작가님의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방향을 잡아주며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 주셨기에, 학생들은 긴 과정을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간, 학생들이 직접 만든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을 때,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했다’라는 성취가 얼마나 큰 기쁨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 경험이 학생들의 성장에 오래도록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 학기 동안 세계시민포럼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 대림중학교 교사 김소이 드림 -

사진 설명

1. 학생들과 소통하며 <디오라마 클레이애니메이션>의 ‘스토리보드 제작’ 실습 활동을 지도하고 있는 세계시민포럼 교육 강사 노승표 작가 (2025.03.13. 대림중학교 1학년 4반 교실)

2. 모둠별 조형 실습 작업을 진행 중인 대림중학교 학생들

3. 작업 중인 클레이 조형물의 모습

4.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역할 분담 속 촬영을 진행 중인 교실

5. 완성작 앞에서 기념 촬영 중인 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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