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말] AI 시대에 문화다양성과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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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

 

이십세기 후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생산과 유통의 체계에 인류사의 유래가 없는 '진화적인 기술혁명'을 예고하였고 이제 진행 중이다. 바로 오늘날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의 눈과 귓전을 맴도는 화두가 이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 지능)를 가지고 어떻게 사회와 경제를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와 그 생산에서 세계 최강국의 반열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도 선도적인 위치에 서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최근에 정부도 미래산업의 3대 주도적인 게임체인저 기술에 첨단바이오와 양자기술과 함께 가장 먼저 AI와 반도체를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과제로 선정하였다. AI와 반도체 분야에서는 생성형 AI를 뛰어넘는 일반 AI의 개발과 또한 AI 운용의 핵심적 요소라고 볼 수 있는 K클라우드 체제를 개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제 AI는 인류가 거부할 수 없는 인류사회의 필수적인 정보와 판단의 파트너로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류사회의 가장 큰 고민은 행복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 '정보 선택''판단의 가치'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 것인가? 일 것이다. 급속히 발전하는 AI가 이러한 고민도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고 낙천적인 판단도 가능할 것이지만, 정보축적의 불균형 그리고 강자 위주로 이루어지는 결정의 사례가 많다는 정보의 편향성이 AI의 판단과 행위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기우일까?

 

그동안 글로벌 사회는 사회적인 안정, 즉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으로서 인간과 문화 다양성의 존중을 인간 미래를 위한 지고한 가치로 생각해 왔다. 이 말을 되짚어 본다면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러한 가치는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이와는 정반대 아니면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AI가 인간들의 판단을 대신하거나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인류 가치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지켜질까?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오늘날 시점에서 적어도 그 가능성에 대해서 체크해보고 고민해야 할 주제임이 틀림없을 것 같다. 문화다양성이 인류사회의 발전의 가장 발판이 된다는 관점에서 보면 문화다양성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인데, '문화상대성에 입각한 판단 가능한 AI가 발전될까?'라는 의문은 상시 남아 있다.

 

문화상대성이 어려운 문제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례를 우리는 경험해 왔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원인도 바로 그러한 사고의 결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인간 행위를 두고 사회마다 다른 시각에서 판단할 수 있고 심지어는 개인마다 다르게 판단하기도 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갑질이나 성희롱의 분쟁에서 볼 수 있는 입장의 차이, 그리고 세계적으로 오명을 떨치는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용문화 역시 그동안 문화상대성으로 외국의 비판을 피하기도 하였지만 오늘날은 우리 사회 속에서도 '절대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개를 가족들이 먹다 남은 음식으로 마당에서 키워서 도둑도 지키고 더운 여름에 영양분을 보충하는 생태적인 순환의 하나였고 가축을 먹는다는 것이 별다른 저항감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개를 식용한다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혐오적인 감정이입이 발생하는 증오의 대상이 된다. 시간적으로 문화가 달라지는 현상과 배경의 다양한 미묘한 요소들에 대해서 적절한 판단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각 사회가 기술적인 발전단계가 다르므로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문화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AI 편견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생성형 AI든 일반적인 AI든 간에 판단의 소재가 되는 정보의 완전성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AI의 최종 판단이 가지는 현실적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많은 실험적인 학습들이 필요할 것이고 이에 앞서 각 문화에 대해 세밀하고 세심한 정보의 수집과 누적이 필수적인 셈이다. 기술의 발전은 항상 인류에 대한 위험성이 내재하고 있다. 핵물리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왔지만, 인류는 아직도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I는 이보다도 더 어려운 숙제를 인류에게 남길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글로벌 지속가능사회를 생각할 때, 다양성의 위축과 같은, AI 기술이 파생할 인본주의에 위배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대비하는 작업도 동시에 해나가는 것이 현명한 현생인류가 될 것이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인류사회가 되지 않을까?

 

 

사진 출처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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