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말] 디지털 문명 첨단 한국과 늘어가는 고립감과 줄어드는 자존감, 설날에 한번 생각해보는 치유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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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

 

세계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느끼는 일이지만 한국의 현대디지털 문명이 주는 편리함과 안전성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할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적어도 디지털 기술과 그 실재적인 사회적인 적용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할 만하다.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그러한 것을 느낄 때마다 애국심이 불쑥불쑥 마음을 뜨겁게 한다. 그런데 최근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들에서 고립과 소외에서 오는 병들이 원인이라고 하니 이제는 세계시민을 만들기 위한 일들이 지리적 차원의 '세계'라는 문제 말고도 각 문명사회 내에 존재하는 갈라파고스적인 고립감이 당면한 문제인 것 같다. 한국 사회 내에서도 이제는 우울증, 조현병 등이 늘어나고 조현병은 정부 통계로는 대체로 10만 명 수준이라고 하나 전문가들은 인구의 1% 정도인 50만 명이고 우울증은 이제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많은 경우에 심리적인 병리 상태로 고립되어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치유하고 예방하는 사회적인 노력은 아직도 그 효과를 보기가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소년들의 정신질환들은 사회적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이것은 디지털 문명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문명은 발달할수록 모든 것이 개인화되도록 진화하고 현대 상업주의 사회에서는 전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명 진화 방향을 부추긴다. 디지털 기술 역시 그러한 문명의 개인화에 엄청나게 기여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주변의 모두가 홀로 핸드폰을 마주하고 있다. 디지털 소통은 있으되 진정한 감성 소통은 아닐 것이다. 서울의 집들도 이제는 홀로 사는 집들이 아마도 거의 반을 점하고 있는 듯하다. 전국 가구의 40% 이상이 일인가구라고 한다. 이런 삶에서 사회적인 고립감을 치유하기 위해서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이 크게 보급되어 보편화되고 있지만 고립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안 될 것이다. 또한 발병한 경우에 이러한 질병들을 치유하기 위한 병원이나 프로그램들이 있기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 문화적인 예방책일 것이다.

 

그 예방책들은 바로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서 찾아내서 개발하여야 한다. 세상의 전통문화 속에는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한 숨겨진 비법들이 있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같이 즐기고 나누고 등등의 사회적 소통을 증진하도록 만들어진 문화제도이다. 그것도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듬어져 온 것이다. 그런데도 구닥다리라고 경시하고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러한 병들은 개인이나 가족의 잘못으로 발병하는 것보다도 사회적인 환경에서 오는 것이 더 큰 원인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욱 사회적인 유대를 튼튼히 하고 소통을 증진하는 새로운 문화를 전통문화의 혜안을 이해하여 만들어내지 않으면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집단 간에 일어나는 전쟁들보다도 더욱 무서운 내부의 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설날은 가족과 사회 모두가 함께 즐기는 최대의 민족 전통명절이다. 그 설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고 인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다. 현대 디지털 문명의 병리 치유에서도 세계 선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계시민을 위한 소통은 국가나 거대문화권 간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회 내의 집단과 구성원 사이에서 그 증진과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이 시대의 보편적 과제이자 치유의 시작이다.

 

 

 

사진 설명

1. 부산 해운대의 달집태우기와 강강술래. 해운대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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