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협력 학교' 다문화 특별수업 후기: 유승민 교사, 평택 송신초등학교 특별학급(햇살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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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포럼과 함께하여 따뜻한 햇살처럼 포근한 우리 반 이야기

 

다문화 특별학급? 그게 뭐야?”

주변 초등학교 선생님들마저 나에게 묻는다. 오랜만에 만나 학교 이야기를 하면 모든 사람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처음 그 질문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서 대충 얼버무리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덧 나도 다문화특별학급 담임교사를 맡은 지 3년 차가 되었다. 이제는 그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이 있을 정도로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는 베테랑이 되었다. 다문화특별학급은 한마디로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중도 입국하거나 외국인 가정의 자녀 중에 한국어가 서툴러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워 한국 학교의 적응을 돕는 학급이다.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린 세상

처음 다문화특별학급을 맡았을 때 지금 우리 반에 오는 다문화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았다. 특히 외국에서 태어나 계속 살다가 갑자기 한국으로 중도 입국한 학생들의 마음은 어떨지 계속해서 감정이입하고 고민했다. 그 아이들이 느꼈을 정서적인 낯섦은 이루 말로 표현조차 못 할 것이다. 대부분 중도 입국한 학생의 학부모는 생업이 바빠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시간조차 없는 형편이 많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견디기 힘들다는 것은 나도 경험해 봐서 안다. 아직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학생들이 자신이 할 수조차 없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전 모국에서는 긍정적이고 쾌활했던 성격의 아이들도 굉장히 위축되어 있고 소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아이로서는 정말 하루아침에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바뀌어버린 세상에 내던져진 것이다.

    

모닥불 선생님

자기의 기본적인 욕구와 감정조차 표현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을 아이에게 모닥불이 되어주는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전까지는 사실 따뜻함보다는 냉철하고 수업에 있어서는 굉장히 자존심이 강한 선생님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문화특별학급을 맡고 나서는 그러한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아이들에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고, 항상 자기를 지지해 주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해주는 모닥불 선생님이 필요했다. 예전 같았으면 학생의 잘잘못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도덕적인 의무를 강조했겠지만, 지금은 한 번 더 웃어주고, 한 번 더 칭찬해 주고, 한 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해 왔다.

 

세계시민포럼과의 만남

우리 반 아이들은 하루에 2시간씩 우리 반으로 와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업을 받고 나머지 시간은 원래의 반으로 돌아가 다른 교과의 수업을 일반 학생과 함께 듣는다. 우리 햇살반에서는 장난기 넘치는 아이가 원래 반으로 돌아가서는 시무룩하게 혼자 있는 모습을 보았다. 외롭게 앉아 있던 그 아이는 우리 반에 오면 말이 통하는 다문화 친구 있어 우리 반에 계속 있으면 안 되겠냐고 조른 적도 많다. 친구가 없다는 외로움과 쓸쓸함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 아이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았는지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없었다.

이에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와 연을 맺고 있는 세계시민포럼과 이러한 문제점을 풀어보고자 머리를 맞대었다. ‘미술은 만국 공통어이다!’라는 아이디어로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미술을 통해 둘만의 단짝을 만들어 주면 어떨지 고민했다. 담임 선생님께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고 교우관계에 힘들어하는 다문화 친구를 한 명씩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추천된 학생들을 1:1로 면담하여 반에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를 소개받았다. 이렇게 짝꿍이 맺어진 친구들을 불러 둘만의 비밀 미술 수업을 우리 햇살반에서 하면 어떨지 동의를 구했다. ‘둘만의 비밀 미술 수업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는지 모든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흔쾌히 수업에 동의했다.


환경 : 나라와 인종을 꿰뚫는 주제

이런 프로그램의 취지와 목적을 세계시민포럼과 꾸준히 소통하였고, 세계시민포럼에서도 양쿠라라는 굉장히 훌륭한 작가님을 섭외해 주셨다. 양쿠라 작가님께서는 우리 학교의 실정과 학생들의 배경을 듣고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수업 주제를 고민하였다. 그리고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진행된 수업 주제는 바로 환경이었다,

환경이야말로 국가, 피부색, 종교,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지구촌 사람이라면 공통으로 관심이 있는 중요한 주제이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초등학교에서도 환경교육은 꾸준히 진행되었을 것이다. ‘환경이라는 보편적이고 모든 지구인이 직면한 주제로 수업을 풀어나갈 수 있어 다양한 아이들의 생각과 시선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 역시 익숙한 주제여서 자기의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었다.

이 수업의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수업의 재료였다. 교실 내에서 미술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익숙한 수업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물감, 색연필, 사인펜, 도화지 등이다. 하지만 이번 양쿠라 작가님께서는 자연에서 직접 수집해 온 나뭇가지, 대나무, , 돌 등 일반적인 교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없는 자연 재료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나라, 배경의 아이들이 환경이라는 주제로 자연에서 가져온 재료로 수업을 단짝과 둘만의 미술 수업을 한다는 것이 세계시민포럼과 추구했던 방향과 일치했다. 다소 위축되어 있고 자기표현에 서툴렀던 아이들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세계시민포럼과 함께 한 수업이 정말 값진 경험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교실로 돌아갔을 때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단짝 친구와 같이 장난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한 명의 단짝 친구가 하나의 불씨가 되고 다른 친구와 연결되어 모닥불이 되어 따듯하게 그 아이를 감싸줄 것이라 믿는다. 이처럼 따뜻한 햇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향해 더욱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응원하고 바란다.


- 송신초등학교 특별학급(햇살반) 담임교사 유승민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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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1. 자연물 창작 활동 중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설명하는 유승민 부장 교사 (2023.11.23. 평택 송신초등학교 햇살반)

2. 수업 시작을 알리며 단짝 친구와 함께 앉은 학생들에게 오늘의 수업 주제를 설명하는 모습(앞쪽 가운데 유승민 교사)

3. 2학기 마지막 수업 시간에 어깨동무 단짝 친구들과 양쿠라 작가, 박경소 연주가와의 기념사진(2023.11.30. 유승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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