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람]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가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의 특별한 관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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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세계시민포럼 기획팀장)

 

국립중앙박물관 운영 시작 시각인 10시 전에 전시실에 들어가는 건 직원이 아닌 이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1시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할 특별한 기회가 마련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12~2월에 아동복지 기관의 아이들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합스부르크 특별전을 운영 시작 1시간 전에 학예사의 해설로 단체관람을 하고 어린이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박물관까지 왕복 버스도 기관에 지원하였다.

세계시민포럼은 연계된 아동복지 기관이 신청할 수 있도록 결혼이주가정의 비율이 높거나 이주민을 지원하는 4개 기관 총 100명이 넘는 어린이 참가를 위해 협력하였다. 그중 화성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가 관람하던 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개한다.

 

합스부르크 600, 매혹의 걸작들전시장까지 박물관 주차장부터 뛰었다. 운전하다 길을 잘못 들어 8분이나 늦은 것이다. 마음을 졸이며 긴장했지만, 화성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에서 온 30여명의 아이들은 일찍 도착해서 850분에 전시장에 입장한 상황이었다. 9시 조금 넘은 시간에도 전시장 앞은 인터넷 티켓이 매진되어 현장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었다. 고지훈 학예사의 도움으로 전시장에 들어갔다. 전시 관람 중인 아이들을 처음 만난 순간!

전시 담당자인 양승미 학예사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작품을 설명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하나같이 작은 소리도 내지 않고 작품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학예사의 설명에 초집중하고 있었다. 단체관람의 경우, 시간을 지키고 관람 예절을 이렇게 잘 지키기가 흔치 않다. 이 아이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흐뭇하고 감사했다.

 

특별전을 보고 어린이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다양한 체험 놀이를 했다. 같이 있다 보니 아이들은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했고 같이 엉뚱한 대답을 하며 웃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화성에서 출발했으니 7시부터 센터에서 모였을 텐데, 한 명도 배고프다고 하거나 지쳐 하는 기색이 없었다. 물어보니 센터에서 미리 빵과 간식을 준비해주어 맛있게 먹어 괜찮다고 한다. 곧 초등학생이 되는 어린이 몇 명도 있었는데 고학년 친구들이 1:1로 박물관 전시부터 어린이박물관 체험관까지 계속 함께 다녀주었고, 베테랑 사회복지사 두 분은 매의 눈으로 아이들의 전체 움직임을 보며 일정을 챙기셨다. 그리고 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까지 그룹별로 아이들을 인솔해주셨다. 완벽했다!

어린이박물관을 나와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은 식사하러 식당으로 들어갔고 이후 박물관 전시를 더 볼 예정이라고 했다.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분들은 분주함 중에도 웃으며 인사해주셨다.

 

푸른지역아동센터는 화성시 마도면에 자리 잡고 있으며 결혼이주가정 어린이가 1/3정도 되는데, 엄마들은 한국에 잘 적응해 지내고 있고 아이들은 모두 한국어는 물론 잘하고 전혀 다름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센터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 고맙다는 말씀도 여러 번 하셨다. 그 감사 인사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어린이박물관 담당자분들이 받아야 하는 인사라 잘 전달해 드리겠다고 하며 이렇게 아이들의 외부 활동을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활동이 끝나고 며칠 후 센터장님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어린이박물관에서 제공한 교육 키트를 센터에서 활동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다. 그리고 특별전을 다녀온 아이들의 소감문도 공유해주셨다.

아이들 표정 같은 글씨체를 보면 그 자체로 참 예쁘게 느껴진다. 이 어린이들이 관람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과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는 학예사의 친절한 설명과 관계자분들이 애써준 덕에 아이들에게 차곡차곡 문화예술이라는 감수성으로 기억되는 듯 하다.

세상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드러냄 없이 세계시민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 있다. 오늘 만난 국립중앙박물관,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분들이 그랬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밝게 웃으며 자라날 수 있는 건 오늘도 평범한 일상과 자기 자리에서 세계시민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온 사람들 덕분이다.

 

 

 

사진 설명

1.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관람 기념 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단체사진(2023.02.14.)

2.~3. 양승미 학예사의 전시설명으로 관람 중인 모습

4. 어린이박물관에서 제공한 교육 키트로 센터에서 활동하는 모습(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제공)

5. 박물관 활동 어린이 소감문(푸른자리지역아동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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