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말] 올해 ‘우리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무지개를 만드는 새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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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

 

 

금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 포럼이 주최하는 제8회 온--온 페스티벌이 서울 송파의 한성백제박물관 강당에서 세계시민, 우리 조금 더 가까이라는 구호 아래 올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우리 프로그램도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되지만 사회적인 관심도 증가하고 또한 관람석에 다양한 모습의 세계시민들이 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축제가 끝난 다음에 한 흑인 여성이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런 행사를 생각하게 되었나요?’. 다양한 모습의 이주 배경 어린 학생들이 아직 풋내 풀풀 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자랑스럽게 하는 모습에 감동한 듯하다. 이제 우리가 좀 더 커가는 모습이다.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 시민화 운동의 작은 결실 아닐까?.

 

다양함이 더해가는 우리 사회

 

삼십 년 전쯤에 나의 초대로 온 미국 고고학자 친구가 거리의 차를 보고 어떻게 똑같은 로고의 똑같은 차가 거리에 가득하니?’라는 냉소적인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는 미국처럼 될 거야하고 답하였는데, 이제 정말 내가 사는 작은 아파트에도 같은 차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때는 거리에 여성들의 패션도 청바지나 미니스커트 같이 통일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명동거리에 같은 옷을 입은 사람 찾기가 수수께끼 시합같이 되었다. 초등학생일 때는 연필 한 자루가 내 가방 속에서 몽당연필이 되도록 남아 있었지만, 오늘날 내 책상에는 수백 가지의 연필과 볼펜이 간택을 기다리고 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검게 물들인 군대 전투화가 나의 유일한 구두였지만 아침에 출근할 때 신발장을 열면 수십 가지의 신발이 나의 선택을 기다리는 듯 뒤꿈치를 삐죽이 내밀고 있다. 문화의 진화 양상인지 자본주의 발전의 성과인지 우리 주위에는 같은 것 찾기가 어렵다. 바로 개인적인 선택권을 경제력이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일 거고, 또 그러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개인들 창의력의 발휘로 생활 문화 선택의 폭이 획기적으로 풍성해졌다. 다양함은 풍요의 상징이자 바로 살아가는 힘이다. 이러한 사회변동은 20세기 후반부터 가속화된 세계화의 성과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그 화려한 현상에 가리어진 사회적인 문제점이 앞으로의 우리뿐 아니라 각 사회가 당면한 과제이다. 환경문제뿐 아니라, 바로 사회적 휴머니즘의 인식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의 밀도를 어떻게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나아가서는 어떤 교육이 그러한 사회 구축에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은 오늘날 사회의 의미 있는 미션일 것이다.

 

세계시민포럼의 세계시민교육의 가치

 

맘 열기 교육을 지향하여온 우리 세계시민포럼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이 이제 서서히 우리 사회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데일리 신문은 모범혁신상으로 칭찬해주었고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다+온센터에서나 꿈토링스쿨에서 실시한 우리의 코스모폴리탄적인 교육 자세를 높이 평가하여 주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함께 하는 젓가락 동행이라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역시 이제 그 자리를 잡고 있다. 참여하는 대학생과 멘티들도 크게 늘었고 그 참여 수업을 통해서 여러 가지 지식뿐 아니라 활발한 감성적인 교류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고무되는 것은 지난 수년간 우리가 교육하였던 학교나 센터에서는 우리 교육의 이념이나 방식에 매료되어 지속적인 협력을 원하는 곳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는 상인 셈이다. 이번 세계시민교육, 다양한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다양함이 우리 공동의 자산이 되어 사회의 번영에 기여하도록 만들어가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세계시민정신이 높아지는 것은 그 영향이 단지 우리 사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우리 사회가 글로벌 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또한 이것은 하나의 상생 모델로서 각 나라의 미래 지형적인 선으로서 자리 잡게 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연민과 공감의 향기가 마음에 와닿을 때 포용적 자세로 너와 내가 한마음이 되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바로 세계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새해를 기다리면서

 

지나는 해에 새로이 느낀 점은 우리 사회가 대단히 다양화해진 것과 함께 또한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와 이러한 가치를 무너뜨리려는 편견과 독선에 대해서 대중들이 용서하지 않는 민주적 역량에 놀랐을 것이다. 미래의 현대한국사 학자들이 회고해 본다면 오늘날 이 시대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떠한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집단지성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평가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우리 한국이 전 세계의 세계시민화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점을 . 왜냐하면 우리는 식민지 경험과 전쟁이라는 험하디험한 지난 100여 년 고난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가 극적으로 발달하였다는 점이다. 지구의 아침에 선명한 아침 해가 떠오르는 나라,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 진화와 확산과정에서 가장 복합적인 유전자를 가진 나라, 대륙 문화와 해양 문화가 복합되어 미래 지향적 창의성이 가장 활발하게 표출되는 나라, . 이곳은 그러한 사람들과 문화가 사는 땅이다. 소위 ‘K’ 자가 붙은 우리 문화를 세상의 곳곳에서 열광하는 그 심오한 이유가 있는 나라이다. 감성 충만하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이며 끈기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이다.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 아태지역 국제이해교육원 (UNESCO APCEIU) 을 유치하여 상생이라는 기치로, 국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여 국제 기구의 모범이 되는 것이 그러한 문화적인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단군이 지향한 홍익인간의 정신, 그것은 바로 오늘날 세계시민정신이다. 세상에 전쟁이 그치지 않고 또 사람들의 아픔은 곳곳에서 들려오지만, 우리 사회, 나아가 글로벌 사회의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적은 노력을 그치지 않아야 한다. 우리 조상의 홍익인간 정신, 즉 세계시민정신이 다양한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과 마음을 무지개로 연결하려는 우리의 작은 날갯짓으로 널리 비상하여 세상 곳곳에 단비처럼 뿌려지기를 바라는 기도를 한다. 새해에도 해를 보내면서 하는 다짐이다.

 

금년도 참여해 주시고 또 성원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사진 출처: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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