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람] 밴드 ‘차세대’가 전하는 ‘공감’의 의미와 ‘세계시민정신’
11-28
배서영(페스티벌 기획총괄)
음악으로 세대와 문화를 연결하며 세계시민의 가치를 노래하는 밴드 차세대가 <제8회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 2024’>에 특별공연으로 함께한다. 페스티벌 공연을 앞두고, 밴드 차세대의 공간 ‘당다세’(당신의 다음 세대)에 방문하여 ‘공감’의 의미와 ‘다양성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시민포럼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밴드 차세대의 음악적 여정이 많은 분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마치 과거에 사랑했던 영화를 다시 꺼내 보는 것처럼,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추억과 감성을 깨우고 싶었어요. 서브컬처(subculture)와 로큰롤(rock and roll) 정신을 기반으로, 그런 문화적 향수를 음악에 담아내며 밴드 차세대의 여정을 시작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풍류는 모두가 함께 느끼고 공유할 때 더 큰 의미가 생긴다고 믿어요.
요즘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은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을 너도 사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과거의 낭만과 현재의 생동감을 잇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미래를 음악으로 그려가고 싶습니다. 그런 순간을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저희에게도 정말 큰 축복입니다.
▪요즘 밴드 차세대가 집중하고 있는 활동이나 프로젝트가 있나요?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을 나눠주세요.
현재 정규 2집 제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도움 없이 모든 공정을 저희끼리 진행하고 있어서, 작업 과정이 마치 끝없는 탐험 같아요. 금속탐지기를 들고 해변을 걷다 우연히 보석을 발견하는 느낌이랄까요? 넓고 고운 모래사장에서, 가끔 빛나는 보석이 나오기도 하니 난항과 재미를 오가는 탐험의 여정 속에 있습니다.
보통의 하루는 헬스로 시작해 작업실에서 녹음이나 공연 준비를 하고, 저녁에는 귀가 후 쉬는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조롭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앨범 작업에 몰두하는 지금이 저희에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입니다.
▪‘세계시민’이라는 개념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
세계시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균형, 평화,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이 떠오릅니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연상돼요. 저희에게 세계시민이란, 각자가 가진 고유한 빛을 인정하고 그 빛들이 모여 더 아름답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가 함께 움직일 때 나온다고 믿어요. 그래서 저희는 때때로 자유, 다양성, 사랑, 그리고 책임감을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 왔어요. 자유는 각자의 고유한 빛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양성은 그 빛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책임감은 그 빛을 지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과 무게라고 생각합니다.
밴드 차세대가 생각하는 ‘세계시민’은 우리가 함께 불완전한 세상을 완전으로 향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각자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하며, 그 다름 속에서 더 큰 가능성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야말로 세계시민의 본질이 아닐까요?
▪이번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에서 준비 중이신 특별공연의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이번 공연의 셋리스트는 밝고 진취적인 곡들로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악광무>라는 곡은 담장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노래한 곡인데, 몇 년 전에 만든 가사와 음악이 이번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의 주제와도 잘 맞아 신기하면서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악광무’는 우리가 어딘가 속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조차, 그 순간을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고 새로운 축제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아래는 가사의 일부입니다.
담장 너머 장미 덤불 낡은 정원 집엔
매일같이 반짝이는 축제 열린다 하네
우리들은 단 한 번도 여기 초대받질 못해
오 사람들이 없는 밤에 또 숨어들어가
촛불을 켜고
악사 광대 무희 모두가 내 친구
공작 백작 아무도 모를 거리에 그 즐거움이 있지
오 세상에 잠긴 저 창고를 열어
와인 돼지 잡히는 대로 데려와
유리 식탁 위에 Fine time
저희는 공연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마치 무의미해 보이던 글자가 진심을 담아 다시 배열되면서 큰 의미를 만들어내듯, 공연도 그런 힘을 가진다고 믿어요. 그래서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관객들이 저희 음악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함께 즐기며 나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악광무> 가사를 듣다 보니, 밴드 차세대도 이방인이라고 느껴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아갔던 방식과 적응 과정이 있을 것 같아요.
이방인이라고 느낀 적은 많죠. 특히 저희의 기호나 관심사가 주류와 맞지 않을 때, 그런 감정이 강하게 들고는 했어요. 록 음악이나 서브컬처에 대한 애정이 저희를 더 자주 그런 위치에 놓이게 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에 큰 관심을 두지 않거나, 심지어 밈(meme)처럼 여길 때, 그 안에서 나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류에 속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자유를 주기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적응하려 애쓰기보다는, 그 ‘바깥에 있음’이 주는 유연함과 자유로움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그 위치에서 저희는 오히려 더 진정성을 찾고, 우리의 음악과 태도를 지켜가는 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충실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고 믿어요. 주류가 되려고 애쓰는 대신, 그 외로움과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태도가 저희를 더 빛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 태도가 밴드 차세대의 색깔을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밴드 차세대가 생각하는 ‘공감’이란 무엇인가요?
공감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연결고리지만, 그 실체가 항상 명확하거나 쉽게 드러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양한 문화와 생각을 가진 공동체 속에서 공감이란 단순히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이해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꽤나 복잡한 문제일 수 있죠. 때로는 공감을 고백하는 것 자체가 이상적이거나 과장된 말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배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진정한 공감을 이루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저희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때 ‘공감’을 하나의 고정된 목표로 두지는 않아요. 오히려 서로 다른 경험과 시각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만든 음악이나 가사가 각기 다른 청중들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질 때, 그것이 바로 각자의 해석이며 공감의 한 형태라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가 기대하는 공감이 완전한 형태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과 공연 같은 무브먼트를 통해 쌓아가는 작은 연결들은 결국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하고, 그 사이에서 진정성을 만들어갑니다. 물론 그 진정성이 때로는 미세하거나, 심지어 냉소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조차도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믿어요. 누군가의 음악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면, 그건 우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조금씩 보여주고, 그 안에서 공감의 의미를 찾을 기회를 준다는 뜻일 거예요.
결국 공감이라는 말은 얼마나 쉽게 이야기 되느냐와는 별개로, 그 본질은 각자가 가진 복잡한 마음속에서 발견해야 하는 작고 불완전한 연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작은 연결들이 쌓여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따뜻하게 느껴져요. 저희는 그런 따뜻함이 너무 좋아요.
▪차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에는 ‘다양성 존중’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거나, 일부러 존중하려는 태도조차도 때로는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오히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믿어요.
요즘 사회에서는 성별, 취향, 인종 등 다양한 주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끊이지 않는데, 그. 과정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나는 널 이해해”라는 말이 때로는 기만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나칠 줄 아는 태도가 오히려 진정한 존중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밴드 내에서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않을 때 더 자연스럽고 진솔한 연결이 생기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결국 서로의 다름을 어떠한 자의적인 해석이나 시도 없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태도 속에서 자연스러운 공감과 연결이 만들어지는 순간들이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옵니다.
▪밴드 차세대의 공간 ‘당다세’(당신의 다음 세대)가 인상적입니다.
‘당다세’의 시작은 단순히 우리가 음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시작하였어요. 직접 공사하고 인테리어를 손수 하면서 만들어냈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애정이 깊습니다.
지금은 단순한 작업실을 넘어 공연과 문화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다양한 나이, 국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볼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이게 바로 세계시민에 가까운 순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다세는 단순히 음악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되어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쌓인 순간들이 당다세를 더 특별하고,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품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문화와 세대 간의 간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뮤지션으로서 ‘세계시민’의 역할은 차세대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세계시민’의 역할은 저희가 밴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대와 문화 간의 간극을 메우는 건 억지로 다리를 놓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듣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세상을 음악에 담아 표현할 뿐이에요.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모든 반응이 괜찮다는 거예요.
차세대에게 세계시민이란, 거창한 역할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음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넓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변함없이 록 스타를 꿈꿉니다. 마음 깊이요!
▪<제8회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 2024’>에 함께 하게 된 소감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세계시민포럼의 초대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정말 오랜만에 나와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 소중한 발걸음 해주실 모든 분들께 기대감과 설렘을 담아 즐거운 무대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의 합창단 친구들과 함께 하는 캐롤 협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세계시민포럼은 ‘문화 간 소통’을 바탕으로 화합과 공존의 세계시민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매해 연말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신-디아스포라’ 시대를 맞이하여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며, 다양성 공존의 공동체 역할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자, “세계시민, 조금 더 가까이”(Come Together, Global Citizens!)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제8회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 2024’>를 기획하였다. 페스티벌의 특별무대로 밴드 차세대를 초대하였다. 오는 12월 14일(토) 한성백제박물관 한성백제홀에서 개최되며, 세계시민포럼 유튜브 채널(@globalcitizenshipforum)에서 라이브로도 송출된다.
사진 설명
1-5. ‘당다세’ 공간의 무대에서 공연 중인 밴드 차세대 (당다세,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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