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음악교육부 교육 강사 소감: 노보라 연주자 겸 플로리스트, 〈음악과 꽃 이야기〉 기획 및 강의
06-26
클래식 음악 해설과 감상이 꽃과 만나듯 세계시민으로 연결되던 수업을 떠올리며
“오랜 공백 시간을 보내고 다시 클래식 연주자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 때 꽃은 제게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시민포럼’은 어쩌면 저만 알고 있을 뻔했던 음악과 꽃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작년 12월 9일(토) ‘세계시민포럼 온-온-온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상”을 받았던 제가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 전했던 수상 소감입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처음 음악과 꽃에 대한 강의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어느 날 우연히 김은진 음악교육부 매니저님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강의 제안을 받게 되었을 때, 그리고 마침내 구로구가족센터에서 세계시민포럼 교육강사로 처음 서게 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습니다.
모든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많은 가족센터와 박물관에서 결혼이주여성 혹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음악과 꽃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특히 재한몽골학교에서는 12회기의 제법 긴 기간 초등학교 3, 4학년 교육생을 대상으로 강의하였습니다.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기 전 클래식 더블 베이스 연주자로 오랜 시간을 보낸 저에게 꽃은 늘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대상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클래식 작곡가가 꽃에 영감을 받았고, 그로 인해 탄생한 명곡들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줍니다.
작곡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곡을 감상한 후, 꽃으로 이어지는 작품 활동은 더 생생하게 작곡가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렇게 저는 <음악과 꽃 이야기> 수업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강의 때마다 교육 대상자들에게 맞는 주제를 선정하는 일은 매번 즐거운 고민이 됩니다. 초등학생이나 가족 대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스토리가 있는 발레 음악인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의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 중 ‘꽃의 왈츠’(Waltz of the Flowers)나 동물들의 특징을 익살스럽게 음악으로 표현한 카미유 생상스(Charles-Camille Saint-Saëns)의 《동물의 사육제》(The Carnival Of The Animals)를 선정하여 아이들이 작품 활동으로 음악을 통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꽃을 고정할 때 사용되는 플로랄폼(Floral Foam)의 환경적 문제점을 설명하고 이를 대신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환경에 관심을 두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한편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그들처럼 타국에서 긴 시간을 보냈던 젊은 시절의 제 모습이 떠올라 더 할 말이 많아지곤 합니다. 10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유학하며 아이를 키웠던 저의 이야기는 이주여성들에게 많은 공감을 해주었고, 어느새 우리는 하나가 되어 이야기꽃을 피우곤 합니다.
이때 저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가 타국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 고향 집에 핀 라일락을 그리워하며 작곡한 곡 ‘라일락’(Lilac)으로 그녀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인종, 언어,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상하게도 좋았던 기억만 남습니다.”라는 제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들에게 음악과 꽃이 함께하던 그날이 훗날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강의를 시작할 때 저는 늘 “여러분들은 ‘음악’과 ‘꽃’이라는 두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혹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라는 질문을 드립니다. 그러면 모든 참여자의 얼굴에 곧 잔잔한 미소가 번집니다. 아직 저는 대답을 듣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때마다 저는 생각만 해도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음악과 꽃, 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물론 강의마다 다른 대상자들을 고려하여 주제를 선정하고 강의 전 계절과 온도에 민감한 생물인 꽃들을 준비하는 과정은 매번 고민과 긴장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저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과 꽃 이야기를 행복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 음악교육부 〈음악과 꽃 이야기〉 강사, 노보라 드림 -
사진 설명
1. 꽃꽂이 방법을 설명하는 노보라 강사와 경청하는 결혼이주여성 (2024.06.20. 강서구가족센터)
2. 노보라강사와 재한몽골학교 교육생들(2022.12.05. 재한몽골학교 음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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