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말] 인간, 그 신성한 다양성: 백남준의 1984에서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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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세계시민포럼 상임대표)

 

'달은 고대로부터 인간의 텔레비전이었다.' 백남준(1932-2006, 비디오 아트 선구자) 작품의 개념을 설명한 말이다. 달은 지구상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고 어디냐에 따라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따라 시시각각 그 모습을 달리 보이기는 하지만 하늘의 달은 만고불변하는 달님이다. 불교적인 선문답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달을 가지고 전 세계 인간들의 공통된 시선을 의식하게 하고 자연을 대하는 주체로서 인간의 공통점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셈이다. 전 지구상의 인류들이 다양한 모습과 문화행위를 하고 있지만 을 대상으로 두고 마음을 열어 고유한 감성을 만들어 온 인간의 보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인간은 언제나 멀리 있는 사람들과 정보와 감성의 공유를 추구하여 왔고 그러한 결과로 오늘날 전화, 텔레비전,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들이 발달하였다. 1984년에 이루어진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 최초 인공위성 생방송 프로젝트)'은 전자기기의 발전이 문화와 편견을 뛰어넘어서 글로벌 인간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예술적 기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예술가의 작품들은 인간의 마음속에 생겨난 숨겨진 차원의 이미지를 가시적인 공간에 만들어 내어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작업의 결과물이다. 사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그 미학적인 비판이야 어떻게 되든 간에 각 개인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에서 형성된 고유한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예술성을 담고 있는 그릇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심성의 다양성이 실물 세계에서 현실적으로 표현되든지 또는 잠재하게 되든지 간에 그 다양함이 가지는 의미는 심오한 것이다. 세계를 인지하는 방법의 다양함은 결국 인간의 물성적인 적응력을 높이게 되는 것이고 개체의 사회적인 절대가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전 세계에 발표된 1984년 이후, 40년이 지난 오늘날의 시점에서 그동안 전자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당시보다도 훨씬 앞서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오웰(George Orwell)에서 백남준 그리고 미래를 이어서 생각해 본다면 평화스럽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사회를 구축하는 일은 아직도 요원하다. 아니 아마도 인류사회의 풀리지 않을 숙제같이 남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백남준의 달은 또 다른 심오한 메시지가 내재하여 있을지도 모른다. 우주 공간 속에서 고독한 생물종으로서 인류를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이저호(1977년 발사된 우주 탐사선)가 지구를 떠난 지 수십 년 동안 항해하여 태양계의 바깥으로 나설 동안 한 번도 다른 생물들의 존재에 대한 징후를 보내어 오지는 않았다. 인간의 우주적인 고독에 대한 깊은 생각이 인간의 다양함을 존중하고 지구인, 세계인으로서 공존의식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년에 백남준의 정신을 재해석해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사진 설명

1.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1965/2000 (사진:김경수 백남준아트센터)

: 백남준아트센터 웹페이지 (https://prenjp.ggcf.kr/archives/exhibit/tvi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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