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세계시민포럼 수업에서 친절함을 배웠어요” 재한몽골학교 친구들의 이야기
03-25
박은주(세계시민포럼 기획팀장)
재한몽골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외국인학교 인가 및 전 세계 유일하게 몽골교육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학교이다. 1999년 이주노동자 자녀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8명의 학생이 현재 300여 명의 초・중・고 교육과정을 받기까지 25년의 세월은 한국과 몽골의 가교역할을 할 인재들을 길러낸 시간이자 건강한 세계시민이 성장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예술 교과를 지도할 전문 교사가 아직 재한몽골학교에 없다. 절실하게 필요한 음악과 미술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세계시민포럼은 상호협약서(2022.9) 체결 및 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의 교과목을 지원하고 있다. 미술 교과에 참여한 학생의 작품은 포럼의 순회전시에 소개되었고, 음악 교과 참여 학생들은 세계시민합창단 단원으로 연말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하며 세계시민으로서의 자아존중감을 키워가고 있다.
몽골학교 친구들에게는 특유의 밝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있다.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가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하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다. 2024학년도 봄학기에는 [음악교육부]의 <피아노> 수업과 [창의미술교육부]의 <함께 만드는 디오라마 애니메이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함께 만드는 디오라마 애니메이션> 수업을 기획하고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긴 호흡의 수업을 이끌어가는 노승표 작가, 함께 수업하는 황수정 작가는 한국어 소통이 안 되는 친구들과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자발적으로 통역을 맡아 수업에 도움을 주고 있는 두 명 친구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3월 20일 수요일 오후, 오랜만에 찾은 몽골학교에서 칭찬하신 ‘유르툰츠’(초5)와 ‘베이르.아얄고’(초5)를 만났다.
▪박은주 기획팀장(이하 박): 반가워요! 노승표 작가님이 ‘유르툰츠’와 ‘베이르.아얄고’ 두 친구를 칭찬하셨어요. 수업 시간에 한국어 통역을 하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했다면서요.
▸유르툰츠: 네! 통역하실 선생님이 바쁘셔서 안 계셨고, 한국어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서요. 선생님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제가 통역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었어요. 그냥 제 순수한 마음요. 선생님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베이르.아얄고: 왜냐면 세계시민포럼 수업 선생님들은 모두 너무 좋아요. 정말 친절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도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박: 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 선생님들은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지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베이르.아얄고: 몽골학교 선생님께 모르는 걸 질문했을 때는 모른다고 혼났었어요. 그런데 세계시민포럼 선생님들은 친절하게 매번 설명을 해주세요. 선생님들께 친절함을 배웠어요. 제가 수업을 듣기 전에는 4살 동생 때문에 화를 많이 냈었는데요. 이제는 친절해지려고 진짜 노력하고 있어요.
▸유르툰츠: 맞아요. 친절하세요. 예를 들면 팀별로 클레이로 각자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작가님은 팀 분위기를 좋게 해주세요. 그래서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박: 둘 다 지난 학기 <합창> 수업을 들었었는데요. 중간에 휴강 공지가 안 돼서 수업이 없는데 단원들이 다 모이는 바람에 자발적으로 합창 연습을 했었다고 들었어요. 그때도 두 명 친구가 리더 역할을 했다면서요?
▸유르툰츠: 맞아요. 우리끼리 연습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말을 안듣는 거에요. 떠들고 계속 움직이고...... 그때 “선생님들 대단하구나! 어떻게 이 많은 아이를 가르치신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들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시다고 생각했어요.
▸베이르.아얄고: 연습을 하긴 했는데, 같은 말을 여러 번 큰 소리로 반복해야 했어요. 그래서 수업 때 다른 애들이 시끄럽게 하고 방해하면 선생님 힘드실 거 같아서 돕고 싶은 마음이 지금도 계속 들어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유르툰츠와 베이르.아얄고는 ‘좋은 사람’, ‘친절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표현하는 그 단어에 세계시민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냥 자신들의 순수한 마음’이라고 이야기하는 꾸밈없는 두 친구는 ‘세계시민포럼 수업요. 내년에도 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라며 벌써 다음 수업을 궁금해한다.
교실을 정리하던 노승표 작가님과 황수정 작가님도 아이들의 이야기 들으시고 고맙다며 인사를 건네셨다.
노승표 작가와 나누었던 말이 생각났다.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이 팀별로 나오기까지의 과정, 창작 외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러 명 수업이다 보니 누군가 소외되지 않도록 팀 구성부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민주적으로 조율했고, 팀별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경험이 되기를 바라죠. 몽골학교 친구들은 순수하고 착해요. 아주 활발하지만, 이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편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질문과 요청에 눈 한번 찡그리지 않고 팀별로 계속 다니며 작업물을 스스로 키워가게 이끄시는 노승표・황수정 작가의 수업에서 또 하나의 세계시민교육을 경험했다. 세계시민포럼에 협력해 주시는 장상윤 교감 선생님과 두 명의 친구가 반복적으로 이야기한 ‘친절함’이라는 단어에 담긴 교육을 맡아주신 여러 세계시민문화예술학교 강사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숙제를 안고 재한몽골학교를 나섰다.
사진 설명
1. ‘유르툰츠’와 ‘베이르.아얄고’의 모습(24.03.20. 재한몽골학교 음악실)
2. 〈함께 만드는 디오라마 애니메이션〉 수업에서 클레이로 창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
3-4. 학생들의 질문과 제작하는 작품을 이끄는 교육 강사의 모습(노승표 작가 / 황수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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