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플루트! 6년 차 우리들의 이야기

2018년부터 세계시민포럼 음악프로그램의 플루트 수업을 맡고 있습니다. 그 6년여의 시간이 끝없는 옴니버스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떠오르며 함께 웃었던 기억, 오랫동안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반항이 심하던 학생이 어느 순간 바뀌어 가던 반갑던 변화, 어린 제자들이 쉴 새 없이 돌림노래처럼 선생님을 소리높여 찾는 분주한 분위기... 여러 기억이 떠오르며 머리가 뒤죽박죽인데 저도 모르게 계속 웃고 있습니다.

셀 수 없는 시간의 덩어리에서 몇 가지를 꺼낸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오랫동안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세계시민포럼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이야기를 전합니다.

처음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수업을 시작했을 때 9명 중 절반은 반항을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싶을 만큼 힘들게 했습니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왔음에도 맞닥뜨린 상황은 처음 겪는 거친 신세계처럼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일관되게 단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수업을 지속했습니다. 코로나로 수개월 수업이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하자 신기하게도 무섭게 반항하던 단원들만 남아있었습니다. 2년 넘는 시간을 함께 보내서인지 거침없던 중학생 단원들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플루트라는 악기를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가니 이런 날이 온다는 것을 깨닫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제는 엄마도 모르는 꿈과 진로 희망을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는 가까워졌고, 고등학교 2학년으로 6년 차 최고참 단원이자 모범적인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2022년 ‘날아라 음악캠프’를 진행할 때는 저학년 바이올린, 플루트 단원들에게 다정한 언니 오빠가 되어 쉬는 시간에 숨바꼭질하며 놀아주고, 식사 때는 음식을 챙겨주는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며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단원들은 악기를 배우는 동안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며 훗날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자존감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어미 새가 갖다주는 모이를 서로 먹겠다고 둥지에서 기다리는 새끼 새 같은 신입반 5명은 정말 장점이 많은 단원입니다. 누구든 먼저 오는 학생이 보면대, 악기, 악보를 세팅해놓고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어린 단원들이지만 옳고 그름을 알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자연스럽게 배워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12월 3일에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의 세계시민오케스트라 공연을 오랫동안 준비하고 무대에 서고 나더니 장래 희망 1순위가 플루트 선생님이라 하고, 고등학생 언니 오빠처럼 자기도 오랫동안 수업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합니다. 벌써 2023년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잘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하다 보면 어려서부터 받아온 차별과 아픔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과 가치관을 짐작할 수는 없지만, 세계시민포럼이 장기간 주관하고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운영하는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지속해 성장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를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아 나갈 수 있도록 꾸준하게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세계시민포럼의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단원들이 서로 돕고 인내와 끈기로 절망과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키워나가기를 바라며 2023년을 두근거리는 기대감으로 시작합니다!

- 세계시민포럼 플루트 강사 내원지 드림-

사진 설명

1. 플루트 수업 중인 내원지 강사의 모습

2. 〈날아라 음악캠프〉 쉬는 시간 중 단원들의 모습

3. ‘제6회 세계시민포럼 페스티벌’에서 감사패를 수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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