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뮤지엄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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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화(세계시민포럼 총괄기획실장)

 

박물관(뮤지엄)이 변하고 있다. ICOM(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국제박물관협의회) 2022국제박물관의 날’ 주제는 박물관의 힘(The Power of Museums)이다. 이 힘은 지속가능성과 기후정의(Climate Justice,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이 초래하는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점을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사회운동)를 고양하는 힘, (문화예술의) 디지털화와 접근성을 혁신하는 힘, 마지막으로 교육을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힘이다. 이제 미술작품을 포함한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교육하는 박물관의 전통적인 역할에 다른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ICOM의 변화에 발맞추어 소속 위원회들도 소속 기관의 역할을 재편하는 중이다.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인 CIMAM(International Committee for Museums and Collections of Modern Art)PVC 재질의 회원 카드를 e-card로 대체했다. CIMAM의 홈페이지에서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교육, 성평등,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 불평등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조성,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행동 등을 중심으로 이 목표를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고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설문이 시행 중이다.

 

지구라는 한정된 삶의 터전을 보호하려는 시대적 흐름에 박물관이 합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친환경과 반대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목재 가벽이나 전시용 가구처럼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의 생산, 반복적인 공간의 구축과 철거, 수많은 사이니지와 인쇄물 제작이라는 전통적인 전시 방식은 자연과 생활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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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과 아시아문화전당은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전시와 공연을 제작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친환경 자재로 전시장을 조성하거나 그린뉴딜가이드북을 출간했다. 다른 기관들도 자체적으로 문화 다양성 교육을 개발하고 장애인과 같이 문화예술기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계층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영국의 밴드 콜드플레이는 2019년 앨범 홍보를 위한 월드투어를 당분간 자제하겠다고 선언했다. 환경친화적인 공연 방식을 찾기 위해서였다. 콜드플레이는 현재 공연을 재개했는데 전력을 태양광 패널에서 얻고 항공편을 최소화하는 투어 일정을 설계한다. 이제 박물관뿐만 아니라 예술가도 창작물의 콘텐츠에 평등, 친환경, 다양성을 담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창작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진 설명

1. 2019CIMAM에서 개최한 박물관의 날 행사 참가자들. 출처: CIMAM 웹사이트, 사진: Cassandra Hannagan 

2. 친환경친화적인 공연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콜드플레이. 출처: Vogu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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